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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엿본 세상

예술가들이 서바이벌을?

예술가들을 경쟁 구도에 올리고 그들에게 순위를 매겨 욕 먹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330일 채널 온스타일에서 방영을 시작한 <아트 스타 코리아>

그러나 실제로 방송을 보니 그리 욕 먹을 수준은 아니다. 현재 3화까지 방영되었는데

두 번의 방송을 보면서 느낀 바는 분명히 순기능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역기능을 경계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기능까지 폄하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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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창작으로 미션을 완수하라!

<아트 스타 코리아>는 여타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참가자들에게 미션을 주고 

그들에게 순위를 매겨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참가자는 탈락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아트 스타 코리아>라는 제목답게 본 프로그램의 미션은 모두 예술 창작이다

참가자들은 모두 현대 미술 작가들로 짧은 시간 안에 만만치 않은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

따라서 <아트 스타 코리아>에서 완성되는 미션은 모두 현대 미술 작품들이다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작가의 개념과 가치관이 작품을 통해 표현된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미술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보기에는 

각 작품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클래식한 회화들은 그림 속에서 스토리를 읽고 그 의미를 파악해낼 수 있는 반면

모든 것이 추상적인 현대 미술은 작가의 개념을 읽어내야 하기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은 단번에 어떤 의미를 찾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현대 미술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공부가 불가피한 이유다.


현대 미술 입문서: 아트 스타 코리아

<아트 스타 코리아>의 미덕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다. 국내 미술계에서 

왕성히 활동 중인 신진 작가들의 작업을 생생히 날 것의 형태로 보여주면서 

작가 자신의 코멘트와 멘토, 심사위원들의 코멘트까지 더해지니 작품의 해석이 어렵지 않다

이런 방식으로 현대 미술을 볼 수 있다는 시각을 대중들에게 제공해준다

덕분에 미술 비전문가들의 현대 미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다

여기서 더 깊은 공부를 하느냐, 이 정도 맛뵈기에서 만족하느냐는 시청자의 몫이다

아마 누군가는 <아트 스타 코리아>를 통해 현대 미술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이처럼 <아트 스타 코리아>는 시중에 발간된 어떤 현대 미술 입문서보다 더 재미있고 쉬운 입문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예술가들의 똘끼가 빛을 내다!

개인적인 감상을 조금 더 말하자면, 나는 <아트 스타 코리아>에서 

예술에 대한 작가들의 자세, 접근 방법, 태도 같은 것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누군가는 치기로 보이기도 했고, 누군가는 자만으로, 누군가는 간교함으로

반면 누군가는 진지함으로, 절박함으로, 따뜻함으로 보이기도 했다. 작가들마다 천차만별이다

이제 겨우 3화까지 방송했지만 그 사이에 성장을 한 작가들도 보였다

글을 쓰는 한 사람으로서 이들의 예술에 대한 내면 세계가 무척 흥미로웠다.

또 하나 흥미롭게 보았던 점은 여태껏 시도됐던 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개성이 뛰어난 인종(?)들의 모임이 바로 <아트 스타 코리아>의 참가자들이란 점이었다

소위 범인(凡人)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해내야 하는 집단이니 당연히 개성이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순화해서 개성이라 표현했지만, 시쳇말로 똘끼라고들 한다

이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똘끼가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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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그들의 개성만큼이나 상처입은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소위 어른이라 불리는 존재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 소란을 일으키기보다 

감정을 감춰 트러블을 막는 것에 집중한다

그러나 아직 어린 아이같은 참가자들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조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화가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소중한 인간들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표현해야 하는 인종이니 당연한 일일게다.

 

예술을 심사한다!?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아트 스타 코리아>가 욕을 먹는 이유도 또한 이해가 간다

주로 <아트 스타 코리아>가 욕을 먹는 이유는 예술가들을 경쟁 구도에 올리고 그들의 작품을 순위를 매겨 그 자리에서 평가를 한다는 점이다. 일단 이 부분은 프로그램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보자(그래도 순위 매기기 말고 다른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그건 방송 관계자들이 고민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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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트 스타 코리아>에서 아쉬운 점은, 종국에는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을 오답을 적은 학생들처럼 다루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아트 스타 코리아>는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미션에서 

최저점을 기록한 3명을 남겨두고 이들의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한다

참가자들은 아무런 반론없이 묵묵히 듣고만 있다

자신의 틀림에 대해 뉘우치거나 속으로 분노를 삭인다

바로 이 부분이 이상하다

어떻게 자신의 예술 세계를 표현한 것이 어떤 틀림이 될 수 있는 걸까? 예술에는 정답이 없는데.

이러한 생각이 들게 만든 건,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작품을 평가할 때 

시험 문제를 틀린 학생들을 나무라는 것만 같아서였다

그들은 마치 이번 미션에서 어떤 정답이 존재했던 것처럼 참가자들의 작품을 깍아 내린다

참가자들은 묵묵히 자신의 오답을 지적받는다. 이 때 내가 오답이라 표현한 것처럼 

참가자들의 작품은 하나하나의 독특한 예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오답 처리된 작품으로 치부되고 만다.


전문가가 보기에 어떤 예술 작품이 틀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을 바로 오답으로 치부하기보다는 

해당 작품을 완성해낸 작가의 이야기를 더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닐까

차라리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은 참가자들의 반론을 이끌어내고

심사위원과 참가자는 작품을 두고 격렬히 싸워야 하지 않을까

그럼 예술에 대해 더욱 날선 대화들이 오고 갈 것이고, 그 속에서 누군가는 밑천이 드러날 수도

생각지도 못한 보석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방송을 위한 경쟁 구도는 어쩔 수 없이 용인하더라도 

지금처럼 오답 지적하기는 좋은 심사 방식은 아니다.

심사위원들은 각각 전시 기획자, 평론가, 미술 교수로 알려져 있다

정말 좋은 기획자, 평론가, 교수라면 작품을 깍아 내릴 것이 아니라 작가의 숨은 뜻을 찾아내 

그걸 더욱 예술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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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시청자들도 심사위원들도 참가자들도 더욱 기쁘게 이 방송에 참여할 수 있을텐데

결국 <아트 스타 코리아>가 성취해야 할 지점은 바로 그 곳에 있을 것이다.